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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간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 랜선으로 연결된 작은 학교, 배움을 잇다

경상북도교육청

경상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학교의 제한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 간 온택트(Ontact)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학교 간 시공간을 초월한 원격학습 플랫폼이 마련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과 교육과정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 지난해, 학교 간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은 지역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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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지선 기자


  경상북도는 소규모학교 비율이 45.5%에 달한다. 도내 학교의 절반은 전교생이 60명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작은 학교는 교사의 개별 지도가 쉽고 학교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또래 집단이 부족해 모둠 활동이 힘들고 학습 환경이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북교육청은 그 대안으로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을 내세웠다. 농산어촌 학교의 소규모화로 학생이 겪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특히 지난해 추진한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은 원격 화상수업을 중심으로 해 코로나19 시대 맞춤형 모델로 평가된다.


  기존 공동 교육과정은 학교 간 체험학습 중심으로 이뤄졌다. 공동 수업 역시 학생 전체가 협력학교로 이동하는 방식이어서 학기당 3회 정도로 제한적으로 운영됐다. 또한, 학교 단위로 운영되다 보니 학급 간 자율적 운영이 어렵고, 일부 교과 중심으로만 운영되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은 네트워크 학급 단위로 운영되며, 학교 간 이동 없이 공동 수업을 추진해 충분한 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공동 교육과정 운영 범위도 다양한 교과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타시도·도농·농산어촌 간 학급 연결, 원격수업 진행
  학교 간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은 먼저 학기가 시작된 3월에 신청을 통해 타시도 간, 도농 간, 농산어촌 간 네트워크 학급을 선정했다. 네트워크 학급 교사들은 함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수업을 설계한 후 공동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마치면 학습 내용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피드백해 공동 교육과정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했다. 공동 수업의 날은 매월 2회 이상 운영되도록 권장하되, 학급별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이뤄졌다.


  공동 수업에서는 위두랑, 플립그리드, 클래스팅, 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이 활용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간 등교수업 일정이 맞지 않는 점을 고려해 원격 화상 수업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서로의 활동 모습을 공유하고 교류했다. 온라인 학습 모둠을 구성해 학습 결과를 공유하고, 결과물에 대해 학생 간 댓글로 피드백도 진행됐다. 학습한 내용을 주제로 글, 그림 등 다양한 표현방식을 활용해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다.


  경북 진보초등학교와 서울 우신초등학교 학생들은 각자 학습 결과물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했다. 서로의 고장 명소를 소개하고, 친구의 고장에서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해 조사하는 활동도 했다. 경북 도심의 영천초등학교와 농어촌 작은 학교인 도평초등학교 학생들은 줌을 활용해 환경 문제 해결을 주제로 토의하고, 모둠별로 비주얼 씽킹 활동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경북 영양군의 작은 학교인 수비초, 일월초, 일월초 청기분교 학생들은 독도교육주간에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학년별로 독도 그림 그리기, 독도 모형 제작하기, 독도 시화 만들기 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네트워크 학급들은 단순히 수업을 함께 진행할 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편지를 주고받거나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학생들 간 관계가 돈독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이은정 경북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사는 “학생들은 랜선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사고가 확장되고 학습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됐으며, 교사들은 공동 수업 설계 과정에서 교수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며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학생은 사고 확장의 계기, 교사는 협업 통해 성장”
  경북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은 공동 수업형, 도·농 교류형, 원격 화상 수업형, 초-중 연계형 등 4가지 유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될 상황을 예상해 다른 유형에서도 온택트형 운영 방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네트워크 학급 매칭 지원 시스템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교사 간 친분으로 네트워크 학급을 구성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매칭 방법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경북 수업지원포털(수업나누리)에 네트워크 학급 매칭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희망하는 교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학년 등을 고려해 다양하고 원활하게 학급을 매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운영되지 못했던 오프라인 공동 수업 및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방역 기준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은정 장학사는 “올해 경북형 원격수업 가이드북을 보급해 온택트 수업 실천 방향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며, 경북 지역 내 200개 이상 있는 복식 학급들도 학급 간 매칭을 통해 학생의 학습 경험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 경북교육청은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 전체 사업 예산으로 6억 원을 투입하고, 온택트 공동 교육과정 운영 네트워크 학급 지원에 1억 원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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