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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교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

성완 명예기자

지난 8월 25일 교육과학사에서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이 책은 경남교육청에서 '자기고백 편지쓰기' 공모전을 거쳐 선정된 편지를 모아 제작한 책이다.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왜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는지 담당자인 오영범 교육연구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 안녕하십니까, 교육연구사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 네, 안녕하세요. 경남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교육연구사 오영범이라고 합니다. 지난 8월 31일까지 경상남도교육청에서 독서교육과 인문학을 담당하는 장학사로 근무하다가 이번 9월 1일자 인사발령으로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는 본청 장학사로 근무하면서 추진한 특별기획의 결과입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 욕구를 자극하고 출판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Q : 경남 교직원들이 모여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는데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나요?

A : 사람 간의 자유로운 만남까지 차단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중한 정(精)마저 빼앗아 갈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처럼. 업무와 관련된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고민한 결과, 편지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만남의 단절로 인한 그리운 정을 편지가 이어주리라 생각한거죠. 그래서 ‘자기 고백이 담긴 편지쓰기 공모’ 사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도교육청에서 지난 4월∼5월 실시한 ‘편지쓰기 공모 사업’을 전 교직원들에게 안내하였습니다. 두 달 동안 편지는 모두 82편이 접수되었고, 그중 최종 40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40명의 교직원 중에서 3명을 편집위원으로 위촉하였고, 세 분의 편집위원을 중심으로 제목, 차례, 편집 형식, 그리고 표지 디자인까지 모든 사람이 소통하고 협력하며 책을 만들어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40명 모두가 편집에서 출판까지 한데 어우러져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Q : ‘편지쓰기 공모사업’을 진행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 사실, 이번에 추진하게 된 '자기 고백이 담긴 편지쓰기' 사업은 당초 계획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저더러 그러더군요. 본연의 업무도 버거울 텐데, 왜 없는 사업을 만들어서 고생을 하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로 주변의 공감을 얻어가며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삭막해져 가는 우리 현실 속에서 점점 잊히는 그리운 정을 되살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만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감이 정서적 유대감도 더 멀어지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몫했습니다. 디지털 매체가 점령한 세상 속에서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편지가 메마른 감정을 적셔줄 단비가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Q : 책 내용과 구성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A : 책에는 40인의 소중한 편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지는 저마다의 애뜻한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가족, 사랑의 온도’, ‘엄마의 자리’, ‘아버지께 가는 길’, ‘오늘도 아름다운 나’, ‘학교에서 맺은 인연’ 이렇게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의 제목만으로도 그리운 사람, 사랑하는 이, 그리고 지금까지 힘겨운 삶을 살아온 자신에게 말하지 못했던 사연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아마 각자의 사연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기 고백이 묻어나는 편지는 간절한 마음으로 쓴 편지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는 2021년 8월 25일에 공식적으로 출판되었고, 전국의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Q : 40개의 편지 중에서 유달리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었을까요?

A : 사연을 하나하나 접하면서 사무실에서 홀로 눈물을 훔치기도 하였고, 행여 붉어진 눈시울이 들킬까 비어 있는 회의실로 이동하여 수습하기도 하였습니다.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 모두 소중한 작품이지만 그중에서 저는 특히 사천동성초등학교 특수교육실무원 서미주의 ‘너무도 소중한 선물’입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어린 딸을 하늘로 떠나보낸 엄마의 편지인데, 살아 있는 동안 조금 더 나누지 못했던 정과 사무친 그리움에 눈물을 쏟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가족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아이들에게 더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Q : 책을 출판하시면서 고마웠던 일이나 아쉬웠던 일이 있었을까요?

A : 우선 편집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선두에서 서서 한분 한분 정성 들여 챙겨주시고 작은 결정도 모두의 의견을 모으며 결정하는 세 분의 편집위원님들께 평생의 신세를 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세분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저 혼자서 허덕이며 원활하게 일이 진행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숭진초등학교 이송이 선생님, 용호초등학교 윤정숙 선생님, 그리고 진해신항초등학교 이운희 선생님께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다른 저자분들께도 세 분의 이름을 꼭 기억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송이 선생님은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인데도 불구하고 손수 편집위원장을 맡아 이끌어 주었습니다. 막내가 고열로 시달려 간호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편집을 위해 애쓰셨습니다. 윤정숙 선생님은 본인 몸도 성치 않은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 주었고, 이운희 선생님도 학교 일과 어린 자녀의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들었을텐데 묵묵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분들을 보며 저는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습니다. 본인도 힘든 가운데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산다는 것을요.
아쉬웠던 점은 모든 저자들을 직접 만나 뵙지 못했던 일입니다. 40명이 모두 만나 서로의 표정을 마주하며 따뜻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상에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모두 모시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작은 출판 기념회라도 갖고 싶습니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간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갑자기 닥쳐온 감염병의 위기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렸고, 소통과 만남을 위한 작은 시간조차 쉽게 갖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친구들과 마음껏 어울리며 함께 성장해야 할 아이들도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과 사랑의 표현을 편지로 전해보면 어떨까요?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온기가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밝힐 것입니다. 경남교육청에서 출판한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의 따뜻한 기운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경남교육청 오영범 장학사경남교육청 오영범 교육연구사

[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 책 표지<지금 당신에게 편지합니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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