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미래의 시인을 키우는 고교학점제

성완 명예기자

올해 22살이 된 학생 A는 어릴 적부터 시를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에는 백일장에서 상도 몇 번 받았었고 문예부 동아리 활동도 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시 창작 공부를 한 적이 없었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을 문예창작과로 선택하여 대학교에 진학했다. 막상 전공 수업을 들으니 본인이 혼자 생각해왔던 방향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다른 전공으로 편입을 준비 중이다.
한편,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학생 B는 줄곧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오면서 학교 정규 과목으로 ‘시 창작’ 수업을 신청하였다. 교육과정에 따라 평소 좋아하는 시 창작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전교에서 13명만 듣는 소규모 수업이라 교사의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실제로 창작해보고 친구들과 결과물을 나누는 시간이 많았다. 이에 자신의 진로 희망인 작가에 대해 더 큰 확신을 느끼고 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경남 밀양 세종고등학교에는 올해 처음으로 ‘시 창작’ 수업이 개설되었다. 앞의 A 학생은 이전의 일반적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B 학생은 고교학점제에 따른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다. 위의 두 사례가 학생들에게 왜 고교학점제가 필요한가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고교학점제란 무엇일까?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진로에 맞춘 학습이 가능한 데에 그 의의가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이 무엇인지를 찾게 함으로써 진로 개척 역량과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길러줄 수 있고, 무엇보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학습자들은 개인마다 학습의 속도가 다르고 학습의 목표도 다르기 때문에 수직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선택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단점들을 극복하고, 다양한 능력과 적성을 가진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고교학점제는 주어진 교육과정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존재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자기 주도적인 존재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교육부에서는 2025년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하여 2018년부터 연구·선도학교를 지정,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란 시·도교육청 및 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여 지역별 다양한 운영 모델을 발굴·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어 시·도교육청이 학교의 자체 계획을 평가하여 지정·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미래 사회는 현재보다 더 다양한 직업이 생성될 것이며, 이에 따라 학생 개개인이 지닌 역량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의 숨은 재능을 키울 수 있으며, 대한민국은 다방면에서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 행복도가 높아져서 등하굣길이 즐거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시 창작 수업 모습시 창작 수업 모습

시 창작 수업 결과물시 창작 수업 결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