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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과 소통하며 가정학습 즐기는 아이들

김인순 명예기자

 

  

학교운영위원 구성을 마냥 미룰 수 없어 오늘 지역위원 선발을 위해 회의가 열렸다. 학교가 계속 휴교 상황이어서 교직원들은 백방으로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지원, 심리지원을 위해 원격으로, 유선으로, 혹은 가정방문을 한다지만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운영위원님들이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별 어려움 없어요. 우리 00이는 하루 4시간 이상 공부하던데요. 담임선생님이 매일 전화해서 체크하는 것 같든만요. 우리 담임선생님 성함이 여자 같던데 남자선생님이더군요. 공부 끝나면 백수인 나랑 돌아다니며 놀기도 하고 일도 시키네요. 우리애도 선생님이 날마다 주는 과제랑 e학습터 공부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심심하면 아이들끼리 영상 통화하면서 놀고요. 많이 어렵지 않던데요. 그래도 애들은 학교 가고 싶대요. 우리 선생님 매일 매일 아이들 챙겨주셔서 너무너무 좋아요. /애들이 심심해해서 개학하자고 의견은 냈지만, 뉴스 보면 사실 개학하기 힘들 것 같기는 하네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지내줘서 많이 걱정은 덜하지만 그래도 코로나가 없어져서 아이들이 학교에 갔으면 좋겠네요. 저도 우리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운영위원님들의 의외의 말씀을 들으니 다행이네요. 많이 걱정했어요. 부모님과 아이들이 서로 갈등하고 있으면 어떨까?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담임자랑 릴레이 해주셔서 안심되네요. 감사합니다.”

온몸이 무거웠는데 가벼워진 느낌이다. 아침 비상회의에서 담임선생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가정학습에 임하고 있고, 초기보다는 정착되고 있다는 발표에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온전하게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스러워서 금방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어제 4월 6일 개학 찬반 의견수렴을 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운영위 의견은 찬성이 많았지만, 교직원들은 우려가 컸다. 지켜야 할 수칙을 다 지키고 과연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것부터, 자유학년제를 비롯해 올해부터 역량을 키우는 학생 배움중심수업을 실천하는 원년으로 삼아보자고 계획을 수립했으나 시작도 못 했다. 집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이 지식을 배우는 그 이상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불안하지만, 학생들이 온다고 해도 모둠학습이나 협력학습, 현장 체험학습을 상당수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은 올해 수업이 설레지 않고 폭망할 것 같다고 걱정이다.

전염병으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할 것이고 보란 듯이 온라인 학습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2015 교육과정을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 영암중학교 윤준서(과학) 교사는 가정학습을 통해 교과의 본질에 접근하는 과제는 무얼까 고민하여 과제를 제공하고 있어 공감과 상상력을 주고 있다.

올해 수업 폭망이라고 생각할 때 지금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게 할까 생각해보는 우리들의 상상력은 혼자만으로는 쉽지 않다.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에서 이런 고민을 함께 해보면 어떨까?

김인순 명예기자님(전남 장흥장평중학교 교장)

 

  사진: 장흥장평중학교 2학년생을 위한 가정학습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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